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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새김동물’ 소고기는 업사이클링이 가능한 산업”

미육류수출협회, 사라 플레이스박사 초청 ‘소고기는 왜 지속가능한 식품인가?’간담회

가치없는 것 가지고 더 높은 가치의 제품 전환

사람에게 무용지물 목초 소화시켜 고기로 생산

소는 고품질 단백질로 인간에게 돌려주는 셈

 

 

“소고기 생산은 비과식 식물인 목초를 고기로 바꾸는 ‘업사이클링(up-cycling)’ 산업입니다.”

 

미국소고기생산자협회(NCBA)의 사라 플레이스 박사는 미국육류수출협회(USMEF) 주최,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 주관으로 열린 간담회에서 소고기는 지속가능성을 가진 산업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육류수출협회는 지난 5일 서울 중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소고기는 왜 지속가능한 식품인가?’를 주제로 사라 플레이스 박사를 초청해 간담회를 열었다.

 

플레이스 박사는 미국 오클라호마주립대학에서 동물영양학 교수를 역임하며 주로 ‘축산물 생산 시스템의 지속 가능한 관리’ 영역을 연구해온 전문가다. 사라 플레이스 박사는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에서 동생물학 박사학위를, 코넬대학교에서 동물과학 학사를 취득했다. 오클라호마주립대학교에서는 4년 동안 지속가능한 소고기 생산 시스템 부서에서 소의 메탄가스 배출량을 측정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미국육류수출협회는 미국산 육류의 홍보를 위해 설립된 비영리 기구다. 미국 농무부를 비롯해 소고기 생산자, 비육업자, 곡물생산자, 정육가공업자 등 농축산물 관련 업체의 지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미국 소고기 생산 과정과 소고기가 환경과 사람들에게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 지속가능한 소고기 사육 등에 대해 다뤘다.

 

사라 플레이스 박사는 “미국에서는 동물복지·동물건강·동물영양의 발달에 힘입어 1975년에 비해 소의 사육두수는 36%나 줄었지만 전체 소고기 생산량은 40년 전과 비슷하다. 육종개량, 사육, 사료기술 발달로 소의 소고기 생산 효율이 높아지고 동물 복지가 개선되면서 탄소 발자국을 16%나 줄일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소고기는 환경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업사이클링이 가능한 동물이다. ‘되새김동물’, ‘반추동물’이라고도 분류하는데, 미생물과 공생 관계를 이루고 있다는 뜻이다.

업사이클링이란 가치가 없거나 적은 것을 가지고 더 높은 가치의 제품으로 전환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말로 ‘새활용’이라고도 부른다. 인간이 먹지 못하는 비과식 식물 혹은 밀처럼 일부분을 섭취할 수 없는 곡물 등을 사료로 활용해 높은 함량의 단백질의 고기, 가죽, 우유, 의약품 등 다양한 제품으로 전환한다.

 

플레이스 박사는 ”반추동물인 소가 먹는 사료의 약 90%는 사람이 먹을 수 없는 목초이고, 네 개의 위(胃)를 가진 소는 사람에겐 무용지물인 목초를 소화시켜 고기로 전환한다”며 ”소는 영양적 가치가 거의 없는 풀을 먹고 고품질 단백질이나 미량 필수 영양소 등으로 업그레이드시켜 인간에게 돌려주는 셈”이라고 풀이했다. 이는 소가 강력한 업사이클링 능력을 갖춘 지속가능한 식품임을 증명한다고 전했다.

또한 “곡물 비육 소라고 해도 소들이 일생동안 먹는 사료의 대부분은 사람이 먹지 못하는 목초이며, 그 중 곡물의 비율은 10% 미만이다. 이렇게 키운 소는 자신이 섭취하는 단백질 양보다 19%나 많은 단백질을 사람에게 제공한다”면서 소의 장점을 강조했다.

 

이어 “미국에서 수확되는 옥수수의 10%가량만 소의 사료로 사용되고 있고, 사료 생산을 위한 옥수수 밭 면적은 800만 에이커(약 3만2000㎢)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 경작지 면적의 2%, 미국 전체 토지면적의 0.3%에 해당하는 크기다.

실제로 미국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소에서 직접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전체 배출량의 2%에 불과하다. 소에서 직접 배출되는 온실가스란 소의 트림에서 배출되는 메탄가스와 분뇨에서 배출되는 메탄가스 및 이산화질소를 포함한 양을 말하는데, 미국산 소고기는 세계에서 가장 탄소발자국이 낮은 소고기 중 하나이며 일부 다른 국가의 소고기보다 탄소발자국이 10~50배 낮다고 설명했다.

 

플레이스 박사는 축산업의 ‘지속가능성’에 대해서도 색다른 관점을 보였다. 그는 “지속가능성은 경제적, 사회적, 환경적 이슈를 모두 고려하면서 이슈들 사이의 이해 상충을 인식하고 균형점을 찾는 것”이라며 “동물성 식품과 식물성 식품의 탄소 배출량의 차이는 국가 차원에서 보면 의미 있는 차이가 아니다. 예를 들어 모든 미국인들이 채식주의자가 된다해도 미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2.6% 정도밖에 줄어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되면 오히려 합성비료 사용과 토양 침식이 크게 증가할 것이고 인구를 먹여 살릴 영양소 부족이 더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현재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소비가 늘고 있는 ‘대체육’에 대해서는 농축산업이나 소고기와 대척점에 있는 상품이 아니라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혀주는 선택지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부터 콩고기 등이 존재했기 때문에 전혀 새로운 제품이라고 보기엔 어렵고 한 단계 발전한 차세대 식품이라고 평가하고 있다”면서 “대체육 소비가 늘고 있다고는 하지만 매출 증가세가 매우 미미하다. 현재 전체 식품 매출의 0.5%로 앞으로 더 늘어날 수는 있지만 대체육을 먹는 사람들도 진짜 고기를 함께 먹는 사람들이 더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