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현재 탄소중립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곳곳에서 모든 산업의 가장 뜨거운 이슈이다. 이미 우리나라 정부도 2020년 12월 ‘2050 탄소중립의 추진전략’을 수립하여 발표하였고, 이에 농림축산식품부 역시 농업분야 탄소배출량 저감목표를 48%로 정하고, 그중 70%를 2030년까지 조기 감축을 통해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고 발표했다.
농식품부는 축산분야 실천과제로 사양관리·분뇨처리 개선, 스마트 축사 보급 및 소 사육방식 개선 등을 발표했는데, 사실 축산분야의 실천과제를 조금 들여다보면 온실가스 배출과 관련하여 한우농가를 살리면서 동시에 탄소중립이라는 큰 명제를 달성할 수 있는 좀 더 적극적이고 현실적인 부분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특히 한우가격 폭락, 사료가격 상승 등 한우산업 위기라는 현재 시점에서 당면한 현실문제인 한우가격 및 사료가격 안정화, 농가 생산비 해결 등 실질적으로 한우농가의 문제를 먼저 해결하고 동시에 탄소중립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대책만이 농가의 참여도와 국가적인 탄소중립 목표 달성도를 높일 수 있다고 판단된다.
예컨대 농식품부산물의 재활용 즉, 폐기되는 탄소자원의 사료로써 이용은 앞서 언급한 현 시점에서의 한우농가의 생산비 부담과 탄소중립의 현실적 실천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농촌진흥청 자료에 따르면 국내 농식품부산물 폐기량은 연간 600만톤이 넘고 이 부산물의 폐기 처리비용으로 7700억원 이상이 소요될 수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농촌진흥청, 2016; 2019).
또한, 최근 한우농가 5곳에 농식품부산물을 사료로 이용하여 한우를 사육한 결과 37% 사료비 절감과 육질 1++등급 출현율 15.6% 상승, 출하월령 2.6개월 단축 등 농가소득이 134% 높아졌다고 알려져 있다(농촌진흥청, 2023).
사실 농산부산물의 재순환 문제는 비단 어제오늘의 대책은 아니다. 이미 2008년 국제곡물파동을 겪으면서 자가 TMR 방식이 한우 사육농가 사료비 절감 방안으로 보급된 바 있다. 하지만, 기존 관행 방식에서 TMR방식으로의 변화에 따르는 여러 가지 어려움, 예컨대 초기 자본 부담, 부산물 확보 방안, 영양학적으로 부족하지 않는 과학적 배합비 등의 문제로 한우농가 입장에서는 받아들이는 데 한계가 있었다.
첫 번째 애로사항인 초기 자본 부담은 TMR 배합기 구입 시 구매자금 보조금 정책이나 부산물 활용한 TMR 배합프로그램을 통한 사료비 절감 방법 제시 등으로 일정 수준이상 해결해 왔다.
<그림 1>에서 보는 바와 같이 거세비육 100두 기준 6개월 입식에서 30개월 출하(24개월 사양)하는 농가를 기준으로 1일 두당 평균 12kg TMR 급여 시, 1kg당 400원짜리 TMR 사료를 농산부산물을 활용하여 350원으로, 즉 1kg당 50원 저렴하게 배합비를 작성해서 TMR을 한우에게 급여한다면 비육 1 사이클(즉, 24개월 사양)이 완료되면 4320만원이 사료비로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
이는 TMR 배합기를 구매자금 보조사업(50% 자부담 기준)으로 구매한다고 가정한다면 대형 TMR 배합기 1대와 맞먹는 금액이다(35m3 고정식 기준; 대동테크 제공).
(다음호에 계속)
<주요경력>
-전 영국 HRI 연구소, 핀란드 MTT 연구소 연구원
-전 미국 텍사스 A&M 대학교 방문과학자
-전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재직
-전 대구대학교 동물자원학과 교수